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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6

8 & 1/2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8.08. / Paris

작업과 손님맞이가 휩쓸고 간 8월은 조용하고 또 조용했다.
학생들은 여기저기 다 떠나있지만 수업이 많았다. 취소도 많았고.
이제 한국학생들은 개학하고 유럽학생들은 돌아온다. 나는 간다.
미안하지만 당분간은 더 사이버 인간이 되어 시차를 넘나들어야 하겠다.
오늘은 온라인 하나, 오프라인 하나하고 출발.

집을 정리한다.
집은 떠나기 전에 반드시 정리해놔야 한다. 오랜만에 돌아온 집이 더러우면 뭔가 서럽고 힘빠지니까.
얼마 없는 빨래를 하고, 우리집 사용설명서를 인쇄한다. 그래도 이번 단기임대는 믿을만한 사람이라 별로 꽁꽁 안숨겨놔도 된다.

짐을 싼다.
작은캐리어는 이제 기계만 넣으면 꽉찬다.
이번엔 선물도 없이 빈손이다. 그래도 되나 싶은데 그렇게 되었다. 그래도 뭔 짐이 한가득이다.
이번엔 날씨때문에 공간이동+계절이동.
알람은 7시7분 하나에서 6시6분+여러가지.
도착하는날은 페스티발의 개막식이 있다. 안가도 되는데 가야할것 같다.
8월말은 두가지 일이 한국에서 두가지 일이 프랑스에서 있다.
이럴때가 딱 분신술을 쓰기 좋을때인데 할줄을 모른다. 몸이 두개면 더 피곤하기만 하겠지.
당분간은 더이상 아무 작업도 전시도 안하고 싶었다. 그런데 잠시 다른 일들만 하면서 지내니 어딘가 가렵고 텅빈 느낌.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행복지수가 높은 오랜친구는 나의 행복도 소망해준다.
그녀는 파리를 사랑한다. 나도 물론 파리를 사랑한다.
파리는 아무리 익숙해져도 조금 어렵고, 사사롭게 불편해서 편한 곳이다.
지선이모를 좋아해주는 파리식구들, 시간만큼 신뢰를 쌓아가는 동생이라던지,
사춘기여도 내말은 이쁘게 듣는 학생들과 아들의 수업 말고도 많은걸 나누고 마음을 열어놓은 어머님도.
미치겠을때 나가면 나보고 어쩌라고 그저 낭만적인 산책길이나, 나랑 비슷한 표정으로 혼자 걷고있는 사람들 같은 것들.
왠만해서 변하기 힘든 습관과 답이 정해져 있어도 자꾸하는 질문들.

서울은 다르다. 각오하고 가게되는 곳.
가족들. 그냥 또 연락하게 되는 떠오르는 얼굴들.
인스타 하게끔 만들고 일 만들어 오게 되는 곳.
시끄러우려고 가면서도 조용함을 찾아 돌아다니는 곳.

소음에서 멜로디 찾기 (comme Steve Reich?)
흔적없는 경험 남기기 (comme Tino Sehgal!)
아니면 그냥 살기. 그래도 Chouquette이 해피엔딩이라 다행이었다.
나는 아직 엔딩이 아니지만 아니니까 아니어서. 뭐 어쨌든..
날아봅시다.

유사화효가행.

20170809

Porte au numéro 7.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5.21 / Paris

Août parisien
파리가 8월을 만나면,
조용하다. 아침에도 한낮에도 창밖으로 들리는건 공사소리뿐이다. 공사소리마저 없었으면 길에 혼자 사나 의심을 갖게 된다.
편지가 오질 않는다. 메일을 보내면 1초만에 답이 오는데 휴가중이라는 자동응답 메세지이다. 
관리인이 자기 집으로 떠나있고, 여행사가 여행을 떠나있다. 길거리나 지하철에는 불어보다 영어가 많이 들리는 같다.
빵집도 떠나서 빵을 사려면 조금 떨어져있는 곳으로 걸어가야한다. 냉동마트에서 계산을 하고 나오는 아줌마가 직원에게 힘내라고 인사한다.
올해는 안간다던 한국사람들은 한국에 가있다. 실은 어디에들 있는지 잘은 모른다.

Cyber Being
모든 언어수업들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방학이다보니 파리에서 꾸준히 얼굴보던 학생들도 잠시 한국에 가있고, 제네바와 한국의 학생들은 원래가 그렇다.
내가 유럽에 있을 경우에는 시차가 안맞으면 아주이른 새벽이나 아침에 수업을 하게된다. 
내가 한국에 있을 경우에는 아주 늦은 밤이나 다시 아주 이른 새벽이 된다. 
시도 때도 없이 왔다갔다 하고, 언어를 전공으로 하지도 않은 나에게 어떤 학생들은 당장의 중요한 운명을 지도해주기를 부탁한다. 그래서 시차고 뭐고 당연히 함께한다. 온라인수업은 오고가는 시간이 없어서 정확한 시간만큼 수업을 있는 장점도 있지만, 아무래도 사이버 인간을 대할때 학생들의 책임감이 약해진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생각보다 인터넷환경이 안정적이지가 않다.
내가 한국에 가면 학생 둘이 다시 파리로 온다. 한동안은 우리 계속 화상으로만 수업해야한다. 미안.

New Face
새로운 학생 하나가 있다. 잠시 포트폴리오 준비를 도와주는데 지금으로는 유일하게 얼굴을 직접보고 수업한다. 유일하게 우리집에 와서 수업하는 학생이다. 디종에서의 비밀수업 이후에는 한번도 절대로 집에서는 수업을 안했는데 학생 집이 멀다보니 다른 대안이 없었다. 
학생의 세계에서 출발하여 각종 작업얘기를 한다. 보자르를 준비할때, 보자르 다닐때, 내가 작업구상하던 예전과 지금이 교차한다. 

Mother or Woman, our neighbors.
학생들은 없지만 아들을 한국에 보내고 적적해하시는 어머님과 저녁을 하기로 했다. 한두번 식사를 하자고 하셨었는데 매번 상황이 발생했었다. 그냥 사람으로, 여자로 보자면 나와는 거의 반대의 성향을 가진 분이신데 결국엔 좋은분이시다. 짧은 시간동안 여러가지 힘든 상황을 겪으셨고 어쩌다보니 내가 옆에 있게 되버렸다. 그렇다고 많은 도움을 준건 아니지만 감사하게도 때때로 오래 보고싶다고 말씀하신다. 
온전히 수업을 하면서 생긴 인연으로 이어지고 이어져서 만난사람들. 아들도 어머님도 지금의 파리의 이웃들이다. 
파리에는 이웃들이 있다. 과거가 되버린 사람이 많지만 기억이 남아버렸다. 

7, 8,9,10
오늘은 89. 어제는 가장 친한 친구의 생일이었고 올해도 내가 첫번째로 메세지를 보냈다고 했다. 이번엔 하트 이모티콘도 안보냈는데 마음을 받아줬다. 
내일은 10. 그러니까 7 뒤면 무거운 캐리어와 한판 해야한다. 그리고 날짜상으로 8 뒤면 가을에서 여름으로 하고 떨어진다. 
올해 8월은 가을과도 같은 날씨이다. 흐린 하늘과 가끔 비추는 햇빛과 쌀쌀한 바람과 툭하면 흩날리는 빗방울. 실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날씨이다. 날씨 좋아할 만한 사람들 몇몇 더있는데 함께하지 못해 아쉽군.

Deutsch
독일어 공부책을 하나 샀다. 더불어 노트도 하나 샀다. 아주 오랜만이다. 당장에 공부를 시작할수 있을것만 같았는데 그러지는 못했다. 책욕심이 나서 시나리오 공부책이랑 시집도 들었다 놨다 했는데, 아직 시작도 못한 책들이 떠올라서 그것들은 표지만 찍어왔다. 
하루일과를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같은 리스트가 있다. 아주 성실하게 리스트에 있는것들을 하나씩 순서대로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낸다면 매일 벅찬 행복과 뿌듯한 피곤함에 잠이 들것 같다. 적어도 3개월은 그렇게 해보고 싶다.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Home Atelier
지금 파리의 집은 하든 가장 효율적으로 빠르게 만들어 낼수가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가장 처지고 흐트러지는 곳이기도 하다. 아침을 맞이하자 마자 상쾌한 작업장이 되기도 하지만 아주 쉽게 숨막히는 감옥같은 곳으로 변하기도 한다.
내년이면 이사를 계획한다. 원래는 체류증을 내년 하반기로 잡고 이후에나 뭔가 움직이려고 했는데 걸림돌이 사라졌으니 그냥 내년 하반기에 이사를 해야할것 같다. 파리의 집과 계양의 . 둘다 정리를 하고, , 새로운 곳으로 가는것을 꿈꾼다. 
지금 머릿속으로는 여러가지 옵션이 있다. 현실이 얼만큼 허용하는가는 가봐야 알겠다.

Circle
The circle of life. 라이온킹의 마지막 노래 가사.
The circle 한달전쯤인가 봤던 정말 싫었던 영화.
Circuler 삶을 한동안 차지했고 이제 시작이 다가오는 .
동그란 이야기들, 네모난 얼굴들, 구불거리는 시간들.

Trace bronzée
나름대로 여름이면 조금 타고 겨울이면 다시 돌아온다. 물론 하얗다, 창백하다, 핏기가 없다는 말은 익숙하다. 근데 요즘 한국 여자들을 보면 나보다 하얗고 뽀얀 사람들이 많은것 같은데도 그렇다. 같이 사진을 찍어도 비슷한것 같은데 아무래도 표정이나 몸짓의 문제인가.
아무튼 이번 여름에도 몸에 햇빛의 자국이 남았다. 하나는 오른쪽 새끼손가락에 반지부분만 하얗게 남은 자국. 다른 하나는 나와 많은 걸음을 걸어준 신발의 경계만큼만 새까맣게 발등 위의 자국.

Chaussures
신발은 편하고 심플한것을 좋아한다. 편한것이 우선이지만 디자인도 눈에 괜찮은 심플함이어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의 눈에는 할머니 신발로 보이는것 같다. 다른 계절에 신는건 젊은데 특히 여름에 신는것이 그렇다. 
그냥 매일 신고, 어디가 찢어지거나 닳아버리면 비슷한 새신을 사서 갈아신은 옛신을 버리고 온다. 그래도 전시 오프닝이라던지 특정한 공연을 보러가거나 결혼식 같은것들을 때에는 구두를 신는다. 10년쯤 전에 5cm정도 굽을 가진 구두인데 내가 가진것들중 가장 굽의 존재가 있다. 신발을 신으면 딱딱거린다. 그것도 이제는 편할만큼 편해진 신발이다. 

Pas à Pas
자꾸 잃어버리는 것들이 있다. 잊어버리는 것들이 있다. 물건이나 소모품은 순간적으로 상실감만 지나가면 상실을 망각하고 산다. 그런데 마음이나 생각은 잃기도 잊기도 싫은데 나도 모르게 증발하듯이 날아가버린다.

그래서 오늘도 주문을 외운다. 유사화효가행.

20170806

Bern, Genève, Gruyères, St.S., etc.


2017.07 Bern, Genève, Gruyères, St.S., etc.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7.31 / Bern
Grand Casino말고 Casino parking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7.31 / Bern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7.31 / Bern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7.31 / Bern
Bärengraben, City of Bears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7.31 / Bern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7.31 / Bern
BernARTiner : St. Bernard dog all over the old town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7.31 / Bern
언덕, 장미보다 라벤더가 많은 Rosengarten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7.31 / Bern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7.31 / Bern
Deutsche, 독일어를 들으니 독일어를 하고싶다. 해야겠다 정말로.
여인의 20여년전 도시, 호텔의 기억.
3 flavours of Lemonade
붉은 지붕들, 프라하처럼.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7.31 / Bern
초콜릿 공장, 한번도 들어가본적은 없지만.
Musée de Charlie Chaplin, 다음번엔 여기 들어가기로.
Navigation, slightly left, sharply right.
기름넣으려고 들른 Gruyères
언제봐도 감탄인 Vinorama
들어오라고 반짝거리던 Lac Léman

Photo credit : DW / 2017.07.31 / Bern
Shooting & Shot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7.30 / Genève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7.30 / Genève
여름이라면 BBQ. 간단해보이지만 처음엔 손이 많이가고 두번째부터는 순식간이다.
한달전 오빠와 YS, 한달후 오빠와 DW
Famille recomposée : 저쪽 사촌, 이쪽 사촌.
맥주, 와인, 칵테일, , 그리고 물론 커피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8.01 / Genève
Early morning people, 젊어서 좋겠다던 한마디.
젊은이는 자꾸 나이가 들었다고 하고 함께하자고 한다.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7.29 / Genève

Arc-en-ciel, 무지개는 약속이랬나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8.01 / TGV Lyria

Pluie 반갑다. 반가운건 사람.

20170721

wHere-i-am 2017.07.21

Image credit : JiSun LEE / Pen on paper / 42X29.7cm / 2017.07.14

(집은 있겠으나 집에 없다.)

Pointer jusqu’à tracer une ligne pointillée
(par Avion, Bus, Train, Voiture, etc.)

...

2017.01
Base : Paris + Chantilly (T&V) + Genève (T) + Beaugency (T)
2017.02
Base1 : Paris / Base2 : Seoul-Incheon
2017.03
Base : Seoul-Incheon (A) + Suwon (B) + Daejeon (B&T)
2017.04
Base : Seoul-Incheon + Jeju (A)
2017.05
Base : Paris + Seoul-Incheon (A) + Yangpyeong (V)
2017.06
Base : Paris + London (T) + Annecy (A&V) + Genève (A)
2017.07
Base : Paris + Beaugency (T) + Le Havre (T) + Genève (T)
2017.08
Base1 : Paris / Base2 : Seoul-Incheon (A)
2017.09
Base : Seoul-Incheon + Jeju? (A) + Ottawa (A) + Montréal (A)
2017.10
Base1 : Paris / Base2 : Seoul-Incheon (A) + ? (V)
2017.11
Base : Paris + Beaugency (T) + ? (V)
2017.12
Base1 : Paris / Base 2 : Beaugency (T&V) + Genève (T)

2018.01

20170619

Annecy, Genève + C,Y,V,S-S. 2017

2017.06 Annecy, Genève + C,Y,V,S-S.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6 / Aiguille du Midi

10년동안 파리를 세번 방문한 친구가 떠나기 전날, 집에 남은 음식재료로 가장 푸짐했던 저녁을 말끔하게 먹고 짐을 싼다. 친구는 캐리어, 나는 작은 캐리어. 떠나는 , 각자의 가방과 캐리어를 하나씩 매고 끌고 공항으로 간다. Terminal E 무장한 군인들이 여행객들을 한곳으로 몰아부친다. 덩그러니 놓여지 주인없는 가방이 여행의 시작 혹은 끝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불편과 두려움으로 몰았다.
친구를 보내고 나는 Terminal F. 한적한 입구와 다르게 게이트에는 사람들이 한가득이다.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Annecy, la belle ville
처음의 경이로움 사라졌지만 해가 지나 보고 봐도 아름다운 도시이다. 혼자는 한번도 간적 없는, 매번 다른 손님들과 함께 가게되는 . 내가 손님이던 처음 방문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아마 15년쯤 . 올해 유난히 구시가지에 꽃화분이 없었다는것만 빼면 그때의 기억과 변한것이 없다. 무지개색이 각자의 위치에서 그저 빛나고 있다.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Festival International du Film d’Animation à Annecy
이름도 많이 듣고, 몇년전 의미없이 작품도 내보고, 쉽게 가볼것 같지만 계속 못가던 행사. 이번 일정을 만들어낸 . 몇개월전 한국집에서 꼼꼼히 체크하면서 오빠의 작품 등록을 하고, 그로부터 얼마뒤에 비공식적으로 메일을 받고, 그로부터 몇일 뒤에 공식적으로 발표가 났다. 그리고 지난 10년동안 움직이지 못하던 오빠를 이곳까지 오게했다. 5번의 시도, 장편의 출발.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Charles De Gaule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to Geneva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Réunion
Métro>RER>avion>bus>voiture>pied. 하루동안 배만 빼고 순서대로 각종 교통수단을 탔다. 그렇게 조금 지쳐서 잔디밭에 앉아있는 오빠와 YS 만났다. 주변 풍경에 하염없이 이질감을 느끼던 오빠와 다르게 풍경안에 있는 오빠모습은 그리 자연스러웠다. 더불어 작은엄마의안씨의 찻집에서오빠 있고, ‘에그로 인터넷 연결중이라는 메세지 대로 어떤것도 생각해보지 않은 조합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Annecy에서 시작된 조합은 Genève에서, Chamonix에서,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이름의 마을들에서도 계속됐다.
오빠는 시나리오를 먼저 인간관계를 서로서로 연결지어 놓은 후에 사건들을 풀어놓는다고 한다. 배꼽에 연결되어 만들어진 아기는 연결을 끊으면서 태어난다. 사람은 수없이 연결을 만들고 끊고 다시 묶고 풀어가며 산다. 그때 만들어지는 매듭은 리본같이 예쁘기도, 정신없이 꼬이기도, 너무 조이기도, 느슨하기도 하고, 풀리지 않게 단단하기도, 썩어서 끊어지기도, 송두리째 잘리기도 한다.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Projection & Rencontre
차를 마시고 저녁을 먹고도 조금 남는 시간. 하늘은 여전히 낮인듯 환하다. 그나마 몰려온 구름덕에 공기가 선선해 지고, 하나둘 시간맞춰 각자가 예매해놓은 상영관으로 향한다. 21:30 무대 주변에는 꿈과 소망을 담았다는 종이 비행기들이 군데군데 놓여있고, 마지막 순간에 온다는 진행자 A 친절한 미소를 남기고 갔다. 불이 꺼지고 페스티발의 홍보영상이 시작된다. 팬인지 덕후인지 관계자인지 모를 관객들은 아이들처럼 노래를 따라부른다. 진행자의 소개, 오빠의 인사. 잠시 정적에 물고기처럼 뻐끔거리며 행사의 모든 전통을 최대한 알려준다. 그리고 영화시작. 오른쪽에는 오빠, 왼쪽에는 지난번 부산에 동행했던 배급사 담당이 앉아있다. 처음 시나리오 부터 릴영상, 작화 부분부분, 대사, 음악 여러번 다양하게 봐왔지만 완성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기는 나도 처음이였다. 틀린 자막과 관객의 반응에 신경이 곤두선 오빠. 적당한 포인트에서 웃어주던 배급사 담당. 나는 동생 관객으로 보고 웃고 찡긋하고 했다. 영화가 끝나고, 노래가 나오며 엔딩크레딧이 올라간다. 상영관을 가득 채웠던 사람들이 하나씩 나간다. 익숙한 풍경. 그래도 반은 남았다. 일찍이 떠난 진행자 대신 내가 마이크를 받는다. 동생겸 통역이라고 소개를 하고 남아있는 스텝의 도움으로 질문을 받고 오빠에게 전달하고 오빠가 대답하고 나는 다시 관객에게 전달한다. 아무도 나서지 않는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는 다행이 스텝이 이제 그만 나가라고 할때까지 질문이 이어졌다. 이제는 당황해도 나오는 불어에 비해서 영어는 조금 해버리게 되었다. 모든것이 끝나니 이미 12시가 되었다. 깜깜하고 선선한 . 많은 박수가 오고간 밤이었다.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6 / Plan de l'Aiguille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6 / Plan de l'Aiguille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6 / Mont Blanc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7 / Vinorama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7 / Lavaux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7 / Lavaux

Localisation + Tips
Seujet 도착하는 버스는 다른 관광버스들과 다르게 그냥 시내버스 정거장에 잠시 멈췄다 간다.
Annecy-Genève 생긴 고속도로 통행료는 8유로를 웃돈다.
Annecy-Chamonix 잇는 고속도로는 두번에 걸쳐서 통행료를 낸다. Annecy보다는 싸다.
Aiguille du Midi 올라갈때 먼저 Plan de l’Aiguille에서 한번 내리고 다시 올라간다. 중간이 2317m, 위가 3842m. 거기에 조금더 걸어 올라가는 부분이 있다.
Helbronner까지 다녀오는 télécabine panoramic 타려면 오전이 좋다.
Yvoire 에는 여전히 꽃이 많다.
Lavaux Vinorama 유네스코에 등록된 포도밭이다. 이곳의 포도나 포도주를 먹으려면 오랜시간을 기다리거나 돈이 많아야 한다.
Vevey에는 Charlie Chaplin 박물관과 Nestlé본사가 있고, 오르막에는 작고 귀여운 동네들이 있다. 
Saint-Saphorin이란 마을에는 Jean Villard Gilles이라는 작곡가겸 시인이 살았다. 구글링하면 Le Bonheur라는 음악이 먼저 뜬다. 행복을 노래하는 곡이다.
Genève 시내에 있는 Mont-Blanc 지하주차장의 화장실은 돈을 내는데 0,50CHF이다. 동전이 없을때 매점 직원은 취해있거나 불친절하다.
Rive거리에 있는 Globus 푸드코트는 양이 많고 비싸다.
Genève 모든것이 비싸긴 하다.
Genève 공항은 도착하는 여행객에게 시내교통티켓을 무료로 나눠준다.
Cornavin 이제 예전에 비해 위아래로 많이 정비되어서 깨끗한 역이 되었다. 공항으로 갈때 5 버스로는 30분정도 걸리고 기차로는 7분이 걸린다. 기차가 버스보다 2-3 비싸다.
Café de Paris 어느 유럽 도시에나 하나쯤은 있는 밥집인데, 제네바 시내에 있는 이것은 Chez Boubier라는 이름이 살짝 덧붙여있다. 음료는 여러가지 있지만 식사는 오직 이탈리안 스테이크 한가지만 판다. 동생의 point spirituel.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7 / Saint-Saphorin

Genève
국제 도시, 비싼 , 초록의 풍경, 알프스의 아랫동네, 작은집이 사는곳, 그리고 나의 세번째 .
처음 방문은 1997. 초등학교 2학년때였다. 피아노 콩쿨을 나간 해였다. 키가 크고 안경을 썼던 담임선생님이 있었던 시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친가의 식구 9명이 다같이 여행을 했다. 이미 출장을 자주 다니시던 작은아빠의 주도로 온가족이 유럽을 방문하게 되었었다. 그때 찍은 비디오와 사진이 대부분의 기억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당시 낯설고 이국적이던 인상들을 여전히 군데군데 느껴진다. 그때의 스위스는 높고 맑고 소가 있었다. 작은아빠의 단골 호텔 직원의 인사가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때 받았던 얼룩소 무늬의 작은 초콜릿 가방 앞주머니에는 프랑스 남부 해변의 돌을 잔뜩 넣어왔다. 아마도 아직 한국집 어딘가에 남아있을꺼다.
이후로 제네바에 집이 생겼다. 나의 집은 아니고 작은집의 . 5학년때 할머나와, 1때는 혼자 불어라는것을 공부하려 한두달정도 여름에 방문했었다. 프랑스로 후로 지금까지 몇번 집에 다녀갔는지 모르겠다. 1년에 2번정도는 온것 같은데 주로 연말기간과 여름이었고 요즘엔 조금더 기간이 불규칙적이다. 20 전을 처음으로 올해까지 30번정도로 치자.
Grand-Saconnex 주변 산책길은 여기저기 걸어봤는데 제네바라는 도시는 아직도 모른다. 발로 직접 누벼야 하는데 이곳은 주로 집이다. 입구와 거실, 부엌과 큰방, 작은방들과 베란다, 더불어 주차장, 창고, 혹은 요즘에는 가본일 없는 빨래방. 그동안 아래 대문의 비밀번호가 한번 바꼈다. 관리자도 바꼈고, 같은층 앞집 외국가족도 바꼈다. 내부구조와 가구 등등은 여러번 바꼈고, 내가 있을때만 다녀간 손님만 해도 100명은 넘는것 같다. 비행기는 몇분간격으로 지나가고, 새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시간동안 나는 게스트였다가 호스트였다가 한다. 
수많은 점을 찍다가 쉼표를 찍는 .
매번 똑같은 악보이지만 한시간정도는 실컷 피아노를 칠수 있는 .
익숙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시작해보지 못한 .
다녀가는 .
한국, 태어나서 한참 살았던 누상동의 . 그리고 계속 옮겨다닌 . 비로소 장기간 머몰고 있는 귤현동의 .
프랑스, 처음엔 친절했지만 안타깝게 끝난 홈스테이부터 자주 옮겨다녔던 집들과 지금 나의 주가 되는 파리의 .
그리고 제네바의 .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7 / Saint-Saphorin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7 / Saint-Saphorin

Déplacements
5 한국에서 돌아오니 기차 하나, 짧은 비행 하나, 비행 하나씩 왕복표를 끊게 되었다. 
6월이 되서 차례대로 움직이고 나니 기차 , 짧은 비행 하나, 비행 하나로 늘었다.
올해가 시작될때는 예상하지 못했던 이맘쯤의 일정이다.
엄마의 기억에만 있는데, 스님이 아기인 나를 보고 엄마한테 해주신 얘기가 있다. 내가 지금 이렇게 되니 그때 그분이 용한 스님이 되어버렸다.
어떻게인지 모르게 그냥 하나씩 이렇게 되었다.
앞으로 언제쯤 얼마나 어떻게인지 나도 모르겠다.

유사화효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