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ing posts with label geneva. Show all posts
Showing posts with label geneva. Show all posts

20170619

Annecy, Genève + C,Y,V,S-S. 2017

2017.06 Annecy, Genève + C,Y,V,S-S.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6 / Aiguille du Midi

10년동안 파리를 세번 방문한 친구가 떠나기 전날, 집에 남은 음식재료로 가장 푸짐했던 저녁을 말끔하게 먹고 짐을 싼다. 친구는 큰 캐리어, 나는 작은 캐리어. 떠나는 날, 각자의 가방과 캐리어를 하나씩 매고 끌고 공항으로 간다. Terminal E엔 무장한 군인들이 여행객들을 한곳으로 몰아부친다. 덩그러니 놓여지 주인없는 가방이 여행의 시작 혹은 끝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불편과 두려움으로 몰았다.
친구를 보내고 나는 Terminal F. 한적한 입구와 다르게 게이트에는 사람들이 한가득이다.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Annecy, la belle ville
처음의 그 경이로움 사라졌지만 해가 지나 보고 또 봐도 아름다운 도시이다. 혼자는 단 한번도 간적 없는, 매번 다른 손님들과 함께 가게되는 곳. 내가 손님이던 그 처음 방문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아마 15년쯤 전. 올해 유난히 구시가지에 꽃화분이 없었다는것만 빼면 그때의 기억과 변한것이 없다. 무지개색이 각자의 위치에서 그저 빛나고 있다.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Festival International du Film d’Animation à Annecy
이름도 많이 듣고, 몇년전 의미없이 작품도 내보고, 쉽게 가볼것 같지만 계속 못가던 행사. 이번 일정을 만들어낸 그 것. 몇개월전 한국집에서 꼼꼼히 체크하면서 오빠의 작품 등록을 하고, 그로부터 얼마뒤에 비공식적으로 메일을 받고, 그로부터 몇일 뒤에 공식적으로 발표가 났다. 그리고 지난 10년동안 움직이지 못하던 오빠를 이곳까지 오게했다. 5번의 시도, 첫 장편의 출발.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Charles De Gaule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to Geneva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Réunion
Métro>RER>avion>bus>voiture>pied. 하루동안 배만 빼고 순서대로 각종 교통수단을 탔다. 그렇게 조금 지쳐서 잔디밭에 앉아있는 오빠와 YS을 만났다. 주변 풍경에 하염없이 이질감을 느끼던 오빠와 다르게 그 풍경안에 있는 오빠모습은 그리 자연스러웠다. 더불어 작은엄마의 ‘안씨의 찻집’에서 ‘오빠’와 있고, ‘에그로 인터넷 연결중’이라는 메세지 대로 그 어떤것도 생각해보지 않은 조합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Annecy에서 시작된 조합은 Genève에서, Chamonix에서, 또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이름의 마을들에서도 계속됐다.
오빠는 시나리오를 쓸 때 먼저 인간관계를 서로서로 잘 연결지어 놓은 후에 사건들을 풀어놓는다고 한다. 배꼽에 연결되어 만들어진 아기는 연결을 끊으면서 태어난다. 사람은 수없이 연결을 만들고 끊고 다시 묶고 풀어가며 산다. 그때 만들어지는 매듭은 리본같이 예쁘기도, 정신없이 꼬이기도, 너무 꽉 조이기도, 느슨하기도 하고, 풀리지 않게 단단하기도, 썩어서 끊어지기도, 송두리째 잘리기도 한다.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5 / Annecy

Projection & Rencontre
차를 마시고 저녁을 먹고도 조금 남는 시간. 하늘은 여전히 낮인듯 환하다. 그나마 몰려온 구름덕에 공기가 선선해 지고, 하나둘 시간맞춰 각자가 예매해놓은 상영관으로 향한다. 21:30 앞 무대 주변에는 꿈과 소망을 담았다는 종이 비행기들이 군데군데 놓여있고, 늘 마지막 순간에 온다는 진행자 A는 친절한 미소를 남기고 갔다. 불이 꺼지고 페스티발의 홍보영상이 시작된다. 팬인지 덕후인지 관계자인지 모를 관객들은 아이들처럼 노래를 따라부른다. 진행자의 소개, 오빠의 인사. 잠시 정적에 물고기처럼 뻐끔거리며 행사의 모든 전통을 최대한 알려준다. 그리고 영화시작. 오른쪽에는 오빠, 왼쪽에는 지난번 부산에 동행했던 배급사 담당이 앉아있다. 처음 시나리오 부터 릴영상, 작화 부분부분, 대사, 음악 등 여러번 다양하게 봐왔지만 완성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기는 나도 처음이였다. 틀린 자막과 관객의 반응에 신경이 곤두선 오빠. 적당한 포인트에서 웃어주던 배급사 담당. 나는 동생 겸 관객으로 보고 웃고 찡긋하고 했다. 영화가 끝나고, 노래가 나오며 엔딩크레딧이 올라간다. 상영관을 꽤 가득 채웠던 사람들이 하나씩 나간다. 익숙한 풍경. 그래도 반은 남았다. 일찍이 떠난 진행자 대신 내가 마이크를 받는다. 동생겸 통역이라고 소개를 하고 남아있는 스텝의 도움으로 질문을 받고 오빠에게 전달하고 오빠가 대답하고 나는 다시 관객에게 전달한다. 아무도 나서지 않는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는 다행이 스텝이 이제 그만 나가라고 할때까지 질문이 이어졌다. 이제는 당황해도 잘 나오는 불어에 비해서 영어는 조금 막 해버리게 되었다. 모든것이 끝나니 이미 12시가 다 되었다. 깜깜하고 선선한 밤. 많은 박수가 오고간 밤이었다.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6 / Plan de l'Aiguille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6 / Plan de l'Aiguille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6 / Mont Blanc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7 / Vinorama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7 / Lavaux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7 / Lavaux

Localisation + Tips
Seujet에 도착하는 버스는 다른 관광버스들과 다르게 그냥 시내버스 정거장에 잠시 멈췄다 간다.
Annecy-Genève에 생긴 고속도로 통행료는 8유로를 웃돈다.
Annecy-Chamonix를 잇는 고속도로는 두번에 걸쳐서 통행료를 낸다. Annecy보다는 싸다.
Aiguille du Midi를 올라갈때 먼저 Plan de l’Aiguille에서 한번 내리고 다시 올라간다. 중간이 2317m, 위가 3842m. 거기에 조금더 걸어 올라가는 부분이 있다.
Helbronner까지 다녀오는 télécabine panoramic을 타려면 오전이 좋다.
Yvoire 에는 여전히 꽃이 많다.
Lavaux Vinorama는 유네스코에 등록된 포도밭이다. 이곳의 포도나 포도주를 먹으려면 오랜시간을 기다리거나 돈이 많아야 한다.
Vevey에는 Charlie Chaplin 박물관과 Nestlé본사가 있고, 오르막에는 작고 귀여운 동네들이 있다. 
Saint-Saphorin이란 마을에는 Jean Villard Gilles이라는 작곡가겸 시인이 살았다. 구글링하면 Le Bonheur라는 음악이 먼저 뜬다. 행복을 노래하는 곡이다.
Genève 시내에 있는 Mont-Blanc 지하주차장의 화장실은 돈을 내는데 0,50CHF이다. 동전이 없을때 그 앞 매점 직원은 취해있거나 불친절하다.
Rive거리에 있는 Globus 푸드코트는 양이 많고 비싸다.
Genève는 모든것이 비싸긴 하다.
Genève 공항은 도착하는 여행객에게 시내교통티켓을 무료로 나눠준다.
Cornavin은 이제 예전에 비해 위아래로 많이 정비되어서 깨끗한 역이 되었다. 공항으로 갈때 5번 버스로는 30분정도 걸리고 기차로는 7분이 걸린다. 기차가 버스보다 2-3배 더 비싸다.
Café de Paris는 어느 유럽 도시에나 하나쯤은 있는 밥집인데, 제네바 시내에 있는 이것은 Chez Boubier라는 이름이 살짝 덧붙여있다. 음료는 여러가지 있지만 식사는 오직 이탈리안 스테이크 한가지만 판다. 동생의 point spirituel.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7 / Saint-Saphorin

Genève
국제 도시, 비싼 곳, 초록의 풍경, 알프스의 아랫동네, 작은집이 사는곳, 그리고 나의 세번째 집.
처음 방문은 1997년. 초등학교 2학년때였다. 피아노 콩쿨을 나간 해였다. 키가 크고 안경을 썼던 담임선생님이 있었던 시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친가의 식구 9명이 다같이 여행을 했다. 이미 출장을 자주 다니시던 작은아빠의 주도로 온가족이 유럽을 방문하게 되었었다. 그때 찍은 비디오와 사진이 대부분의 기억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당시 그 낯설고 이국적이던 인상들을 여전히 군데군데 느껴진다. 그때의 스위스는 높고 맑고 소가 있었다. 작은아빠의 단골 호텔 직원의 인사가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때 받았던 얼룩소 무늬의 작은 초콜릿 가방 앞주머니에는 프랑스 남부 해변의 돌을 잔뜩 넣어왔다. 아마도 아직 한국집 어딘가에 남아있을꺼다.
그 이후로 제네바에 집이 생겼다. 나의 집은 아니고 작은집의 집. 5학년때 할머나와, 고1때는 혼자 불어라는것을 공부하려 한두달정도 여름에 방문했었다. 프랑스로 온 후로 지금까지 몇번 이 집에 다녀갔는지 모르겠다. 1년에 2번정도는 온것 같은데 주로 연말기간과 여름이었고 요즘엔 조금더 기간이 불규칙적이다. 20년 전을 처음으로 올해까지 30번정도로 치자.
Grand-Saconnex는 주변 산책길은 꽤 여기저기 걸어봤는데 제네바라는 도시는 아직도 잘 모른다. 발로 직접 누벼야 하는데 이곳은 주로 이 집이다. 입구와 거실, 부엌과 큰방, 작은방들과 베란다, 더불어 주차장, 창고, 혹은 요즘에는 가본일 없는 빨래방. 그동안 맨 아래 대문의 비밀번호가 한번 바꼈다. 관리자도 바꼈고, 같은층 앞집 외국가족도 바꼈다. 내부구조와 가구 등등은 여러번 바꼈고, 내가 있을때만 다녀간 손님만 해도 100명은 넘는것 같다. 비행기는 몇분간격으로 지나가고, 새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그 시간동안 나는 게스트였다가 호스트였다가 한다. 
수많은 점을 찍다가 쉼표를 찍는 곳.
매번 똑같은 악보이지만 한시간정도는 실컷 피아노를 칠수 있는 곳.
익숙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시작해보지 못한 곳.
다녀가는 곳.
한국, 태어나서 한참 살았던 누상동의 집. 그리고 계속 옮겨다닌 집. 비로소 장기간 머몰고 있는 귤현동의 집.
프랑스, 처음엔 친절했지만 안타깝게 끝난 홈스테이부터 자주 옮겨다녔던 집들과 지금 나의 주가 되는 파리의 집.
그리고 제네바의 집.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7 / Saint-Saphorin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6.17 / Saint-Saphorin

Déplacements
5월 한국에서 돌아오니 기차 하나, 짧은 비행 하나, 긴 비행 하나씩 왕복표를 끊게 되었다. 
6월이 되서 차례대로 움직이고 나니 기차 둘, 짧은 비행 하나, 긴 비행 하나로 늘었다.
올해가 시작될때는 예상하지 못했던 이맘쯤의 일정이다.
엄마의 기억에만 있는데, 한 스님이 아기인 나를 보고 엄마한테 해주신 얘기가 있다. 내가 지금 이렇게 되니 그때 그분이 용한 스님이 되어버렸다.
어떻게인지 모르게 그냥 하나씩 이렇게 되었다.
앞으로 언제쯤 얼마나 어떻게인지 나도 모르겠다.

유사화효가행.

20170110

2017.01 : Sur Genève (제네바에 관하여)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1.09 / Genève

Sur Genève.

Mon existence a pris son départ en Corée. Tandis que ma famille séjourne dans une banlieue ouest dont le code commence par d’autres chiffres, Séoul est la plupart de la Corée pour moi. Après avoir quitté la ville, je me suis rendu compte de ses singularités telles que la grandeur, la vitesse incomparable, des comportements similaires des gens si variables, la fatigue partagée et la course permanente, etc.

Balançant entre les éléments anciens et les techniques nouvelles avec des inconvénients ordinaires dus à la lenteur, la France est effectivement ma deuxième base. Les villes de mon passé comme Grenoble et Dijon restent dans ma mémoire, en me laissant quelques séquences de vie, certains airs particuliers et les rencontres dont la relation n’a pas encore fini. Paris, la ville qui constitue mon présent et mon proche avenir. Oh, la ville qui enchante les gens même seulement avec son nom. Et ma Paris, une pure réalité avec son visage romantique.

Longtemps avant de faire aller-retour entre ces deux villes avec des intervalles de plus en plus fréquentes, il y avait une troisième où j’étais de temps en temps. Là où vit ma ‘petite’ famille, Genève. Devant la gare propre après la rénovation, la ville m’accueillit avec son paysage peint en gris plus foncé que le parisien. L’aéroport voisin est souvent pour d’autres visiteurs que moi. Il n’y habite aucun ami qui m’attend. 
Cependant, il s’y est débuté une longue histoire entre elle et moi. Il y a 12-13 ans, au moment où j’ai décidé de faire mes futures études en France, j’y étais seule pendant les vacances de lycée. 4-5 ans avant cela, j’y étais avec ma grand-mère qui avait de bonnes mémoires, et encore 4-5 ans avant cela, j’y étais avec toute ma famille dont l’ensemble n’a pu se réunir à nouveau.

Là-bas, il y a une maison. Liée au nom de famille, et reliée au cours de ma vie européenne. Durant mes pointages dans des lieux et moments différents, j’y marque une virgule. Alors que la nature fascinant les visiteurs me paraît parfois comme un des points touristiques à faire visiter, la ville m’aveugle un jour inattendu avec sa beauté majestueuse. L’enfant qui la considère comme sa base termine son adolescence et se prête à l’avenir. L’homme et la femme ayant construit leur propre nid, subissent tant de vies sous une promesse en commun. La ville semblant immutable défait et refait ses coins sans arrêt.

Une des villes qui vendent l’expresso le plus cher, mais qui vendent du bon chocolat au bon marché. Un lieu de récupération ou de dépôt pour aller chez un ami dans la montagne. La frontière où se capte le réseau français ainsi que suisse. Les frontières franchies pour aller acheter du tofu ou pour déjeuner dans une pizzeria. Au milieu de la ville, il y a le lac ressemblant à une rivière qui jette de l’eau vers le haut comme une baleine. Autour d’elle, les sommets des Alpes jouent le cache-cache avec les nuages. 

Dans un côté de la ville, il se trouve la maison, ou la pension, le chalet, ou bien l’hôtel, comme l’on voudrait. Les voyageurs, invités, étudiants, et stagiaires arrivent et partent si naturellement comme la saison qui change de couleur successivement. Ensuite, celui qui reste, range sa mémoire en regardant les traces des avions dans le ciel bleu. Et moi, j’y marque une virgule en commençant la nouvelle année qui a déjà l’air complète. Je me promène le long des chemins familiers, je salue mes élèves devant l’écran de l’ordinateur, je joue les mêmes partitions de piano, je contemple le ciel différent à tout moment.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1.05 / Genève


제네바에 관하여.

한국에서 나의 존재는 시작됐다. 지금은 그 서쪽, 다른 지역번호를 사용하는 곳에 가족이 머물고 있지만 아무래도 나에게 고향이자 한국은 대부분이 서울이다. 서울을 떠난 후에야 그곳의 거대함과 여느 도시들과 비교할 수 없을 속도, 넘치는 서로다른 사람들의 비슷한 행동습관과 말투, 그리고 거의 공통적인 바쁨과 피곤함 등을 깨닫는다.

느림을 비롯한 소소한 불편함으로 예전의 유물들과 새로운 기술 사이에서 적당한 줄다리기를 하는 프랑스는 물론 나의 두번째 집이다. 과거의 기억에 머물러 있는 그러노블과 디종은 몇가지의 장면들과 공기, 앞으로 조금 더 이어갈 인연들을 남겼다. 그리고 나의 현재와 당분간의 미래를 함께할 도시는 파리. 오 그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설레임을 주는. 그리고 설레임과 더불어 오직 현실인 나의 파리.

서울과 파리를 오가면서 살아가고, 그 주기를 조금씩 더 균형있게 맞춰가려고 하는 이 시기 훨씬 이전부터 내가 이따금씩 다녀가는 곳이 있었다. 나의 ‘작은’ 가족이 사는 곳, 제네바. 공사 이후 조금 더 깔끔해진 제네바의 기차역은 나오자 마자 파리 못지 않은 회색빛이 가득하고, 집에서 가까운 공항은 마중과 배웅 말고는 직접 활용한 적이 거의 없으며, 갈때마다 만남을 약속하는 친구도 없다. 
그런데 그 인연이 너무나 오랜된 곳. 유학을 결정한 12-3년 전 불어를 배워보려고 혼자 다녀갔고. 그보다 4-5년 전 기억을 잘 하시던 할머니와 다녀갔고, 그보다 4-5년 전 가족들과 완전체로 다같이 지나갔다.

그 곳에는 한 집이 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연결되었고, 나의 유럽생활로 또다른 고리를 만든 곳. 수많은 시간과 장소에 점을 찍으러 다니다가 이따금씩 쉼표를 찍는 곳. 사람들이 감탄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손님 맞이의 한 코스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어느날은 그저 아름답게 눈을 어지럽힌다. 그곳이 고향인 어린아이가 청소년이 되고, 이제는 성인이 되어 앞날을 바라본다. 한결같은 제네바의 풍경 속에서 끝없이 공사를 이어가는 크고 작은 구석들처럼, 그 곳에 둥지를 튼 남자와 여자는 하나의 약속 아래에서 수많은 삶과 자신의 변화를 겪어간다.

커피한잔 하기가 부담스러울 만큼 비싼 곳. 초콜릿 만큼은 싸고 풍부한 곳. 마트 상표의 싸구려도 거창한 포장을 덮은 가짜 초콜릿들보다 몇배는 더 맛이 좋다. 산 속 친구집을 갈때 거쳐가는 곳. 스위스와 프랑스의 통화신호가 모두 잡히는 곳. 잠시 콩나물을 사거나 파스타를 먹으러 프랑스로 넘어가는 곳. 그곳의 한 가운데에는 강과 같은 호수가 드러누운 고래처럼 분수를 쏘아 올리고, 그곳의 주변에는 하늘 높이 솟은 알프스의 산봉우리들이 구름과 숨바꼭질을 한다.

그리고 도시 한편에는 우리들의 펜트하우스가 있다. 여행객과 손님, 하숙생들은 순서대로 계절이 왔다 가듯 익숙하게 지나간다. 남은 사람은 하늘 위에 남겨진 비행기 자국처럼 소리없이 멍하니 기억을 정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이미 가득해 보이는 올해를 시작하면서 쉼표를 찍는다. 기분에 따라 짧거나 긴 산책로를 따라 걷고, 화면으로 만나는 학생들을 만나고, 매번 똑같은 악보의 피아노를 치고, 매일이 다른 하늘색을 바라본다.

Post Script : Hiver 2017 à Genève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1.09 / Genève

Planned or Wished :
  • Swim
  • Piano
  • Photo &Video
  • iPhone
  • Book
  • Journal Intertime
  • Dossiers (AJAC, CCC, etc.)
  • Sketch
  • Traduction
  • Musical Sequence
  • Promenade
  • Rush #2
  • Expo (MAMCO, galeries)
  • Message & Letters (JVL / YL / KD)
  • Cours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1.05 / TGV Lyria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1.06 / Monts Jura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1.06 / Monts Jura

Done :
  • Journal Intertime #4 dans le train d'aller
  • Excursion photo-videographique : Col de la Faucille / Monts Jura
  • iPhone : Gold & Silver
  • 3 sketches + 1 cadeau
  • Swim & Sauna
  • Gallery meeting
  • Petite promenade en ville
  • 1 cours offline + 3 cours online
  • Traduction dans le train de retour (10%)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1.06 / Monts Jura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1.08 / Genève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1.09 / Genève


이번 제네바 방문 중 아주 자연스럽게 지나간, 전 같으면 자연스럽지 않았을 일들 :

  • 새해 첫날 추위 속에 촬영을 나갔다가 감기에 독하게 걸렸다. 몇일을 오한과 콧물로 정신도 못차리고 할일도 제대로 못했다. 저녁기차를 타기 전 밖에 움직일 일이 많았는데 다행이 당일 나았다.
  • 구체적인 행선지도 모르고 원하는 장면도 없는 채로 아름다운 자연을 촬영하겠다는 목적이 있었다. 추위에 엄두도 못내고 있었다. 점심을 먹다가 아름자운 자연이 필요하다는 말에 급히 집을 나서서 40분정도 드라이브를 하니 눈이 부시게 반짝이는 풍경이 눈 앞에 있었다. 아쉬운것은 카메라가 그만큼을 담지 못했다. 눈은 담았다.
  • 1-2달 전부터 사우나든 마사지든 몸을 풀고 싶었다. 수영이라도 하려고 수영복을 챙겨왔다. 그리고 수영과 사우나를 동시에 하게됐다. 물이 정말 좋다.
  • 비밀번호를 잊어버린 처음보는 자물쇠. 한번 만지작하고 번호를 찾았다. 비밀이란게 이렇다.
  • 개인적인 친분과 일적으로 연결된 100여명의 메일 리스트가 있다. 매번 전시할때마다 초대를 하고 새해에도 인사 메세지를 보낸다. 그중에 답이 오는 경우는 10명 정도이다. 제네바에 도착하고 다음날 한번도 답장이 없었던 제네바 갤러리 운영자가 언제 한번 보자고 답이 왔다. 본인은 출장 중 이였지만 생각지도 않게 다른 담당자와 미팅을 했다. 비디오와 뎃상을 위주로 일하는 곳. 물론 어떤 인연이 될지는 길게 두고봐야 한다.
  • 제네바는 생각보다 앉아서 뭔가 할만한 카페가 별로없다. 그나마 스타벅스는 군데군데 많지만 여느곳처럼 북적거리고, 나는 스타벅스의 에스프레소를 별로 안좋아한다. 이번에 미팅한 갤러리 덕분에 근처 괜찮은 카페를 찾았다. 다만 작은 마끼아또를 시키니 bol에 가득 준다. 아메리카노와 같이 한 항아리를 주지는 않지만 은근히 다녀보면 일상적이지 않은 큰 커피가 나올때가 있다. 커피인심은 프랑스랑 이탈리아가 가장 적은거였나보다.
  • 올해의 첫 galette des rois를 여러 한인이 있는 곳에서 먹었는데 내 것을 포함해 내 주변 3명이 왕이 되는 모형을 찾았다. 이렇게 왕 되기가 쉽다.
  • 출발하는 날 아침에 눈이 소복히 쌓일 만큼 꾸준히 내렸다. 파리에 도착하니 해가 지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포근한 날씨이다.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1.10 / Genève

20161119

2016.11 : Sur la photographie (사진에 관하여)

Photo credit : JiSun LEE / 2016.04.16 / Paris>Geneva

사진에 관하여.

우리가 인지하는 세상은 실제로 존재하는 세상과 같기도 다르기도 하다. 피부의 접촉으로 느껴지는 물체가 그 생김새와는 다른 인상을 남기듯, 우리가 바라보는 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들이 빛의 반사로 눈을 통해 지각된 하나의 상(象)이다. 우리는 그 모양을 한 존재의 모습으로 여기고, 다양한 형상들이 모여 우리가 익숙히 알고있는 세상의 모습이 된다.

눈을 뜨고 있는 동안에도 또 감고 있는 동안에도 동공은 하염없이 움직인다. 눈꺼풀이 활짝 열여있을 때에는 온갖 윤곽과 색을 담은 빛을 받아들이고,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와 있는 동안에는 기억과 상상이 한데 모여 그려내는 꿈의 무대를 바라본다. 바쁜 눈을 잠시 적셔주기 위해 눈을 깜빡 하는 동안에도 세상에는 가만히 멈추어 둘 수 없는 움직임으로 가득하다.  
보이지 않는 바람이 머리 위 나뭇가지를 흔들어 나뭇잎의 속삼임을 전하고, 손가락 사이 커피의 향을 코밑으로 전한다. 이렇듯 하나의 현상은 서로 다른 현상과 지각으로 이어지고, 지각되는 세상과 지각하는 사람을 연결한다.

보이는 만큼 보고, 들리는 만큼 들어가며 살아가는 우리는 발걸음의 속도만큼 빠르게 지나가는 수많은 삶의 장면을 지나간다. 그 속에서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풍경 속에 녹아들어 다른 주인공들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유명한 관광지 앞에서 멀뚱히 서서 사진을 찍는 것은, 그곳에 내가 다녀갔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함이기도, 내 삶의 한 장면을 기록하기 위함이기도, 별 다른 생각없는 습관 혹은 집착의 행동이기도 하다. 때론 같은 풍경에 같은 구도로 얼굴마저 비슷한 사진들을 남기는 우리의 모습은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사진은 이 모든것이 꿈이 아니였다고 확인해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기억의 증거자료이다. 

상상으로도 보지 못한 장면, 혹은 미쳐 담지못하고 놓쳐버린 이야기. 사진 속에는 내가 보았던 그때 그 풍경뿐 아니라 그냥 지나쳐버린 상황의 흔적들이 네모난 틀 안에 담긴다. 오늘날 사진은 손가락의 움직임으로 해결되는 디지털 세상의 가장 익숙한 도구나 자료가 되기도 하고, 가장 쓸모없고 잊혀지기 쉬운 쓰레기 정보가 되기도 한다. 먼지가 섞인 회색빛 하늘아래 수많은 사람들로 뒤덮힌 관광지는 푸르른 사진 속에서 훨씬 더 아름답고, 분위기 있는 정사각형 틀안에서 지어보이는 미소는 실물로 보기가 어렵곤 하다.

그래서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찍는다. 개인적인 역사를 담아내고, 정보를 기록하고, 눈앞에 마주하는 아름다움을 네모의 틀에 보관하고, 또 다른 창작의 자료로 삼고, 지금의 상황을 공유하고, 한때의 기억을 불러낸다. 오늘날의 메모리카드는 무의식의 방과 같아서 어딘가 기록된 기억들을 한가득 담고 가라앉아서 언젠가 다시한번 빛의 화면에 띄워질 날을 기다린다. 빛으로 기록된 사진은 깜깜한 검은방에서 잊혀진 것들과 함께 기다리다가 이야기를 한가득 품고 빛의 세상으로 나온다. 

Photo credit : JiSun LEE / 2016.04.17 / Geneva

Sur la photographie.

Le monde qu’on perçoit est à la fois similaire et différent au monde qui existe réellement. Comme l’objet touché par les mains donne une impression autre que celui vu par les yeux, ce qu’on voit est une image réalisée à partir de la lumière reflétée. Nous la croyons comme l’image de l’objet, et l’ensemble de telles images figurent le monde qu’on connaît habituellement.

Les yeux tantôt ouverts, tantôt fermés, les pupilles ne s’arrêtent pas de bouger. Elles reçoivent la lumière contenant une multitude de silhouettes et de couleurs lorsque les paupières s’ouvrent, puis pendant que le volet reste fermé, elles contemplent le rêve où se réunissent des souvenirs et imaginations. Au moment même du clignotement qui les arrose, le monde est plein de mouvements continus.
Le vent invisible ébranle la branche d’arbre au-dessus de la tête, transmet le chuchotement des feuilles autour des oreilles, et souffle le parfum du café tenu dans les doigts jusqu’à l’entrée du nez. Ainsi, un phénomène s’enchaîne à un autre, en liant le monde perçu et l’homme percevant.

Regardant ce qu’on peut voir et écoutant ce qu’on peut entendre, nous suivons d’innombrables scènes de vie qui se passent aussi rapidement que nos pas. Des fois on se retrouve comme héros à l'intérieur, ou comme un élémentaire du fond derrière d’autres héros et héroïnes.
Photographier devant un monument connu, c’est probablement pour laisser la preuve de sa présence au lieu, pour enregistrer une scène de sa propre vie, ou bien, pour répondre à une habitude commune sans motivation particulière. De temps en temps, on le trouve drôle de photographier des mêmes paysages avec une composition banale et avec des visages tous pareils. Pourtant, la photographie est certainement le moyen le plus facile de laisser la trace de la mémoire, qui puisse prouver son vécu réel.

Une scène qu’on n’a jamais imaginée, ou une histoire à côté de laquelle on est passé. Dans son cadrage rectangulaire, la photographie porte non seulement ce qu’on a vu à ce moment-là, mais aussi toutes les petites traces de situation qu’on a dû ignorer. Dans le monde digital où le doigt contrôle des milliers de fonctions, elle est l’outil et le matériel les plus accessibles, alors qu’elle devient aussi le déchet d’informations inutiles et facilement oubliées. Le paysage est souvent plus beau dans sa reproduction avec le ciel bleu éclatant que dans sa réalité couverte de poussière grise et de touristes perdus. Et le sourire encadré dans l’image carrée avec de belles décorations n’est pas facile à retrouver en réel.

Ainsi, ou bien, malgré tout, on prend des photographies. On écrit des histoires personnelles, enregistre des informations, conserve quelques beautés rencontrées dans le cadre rectangulaire, collectionne des matières pour d’autres créations, partage des situations actuelles, évoque des souvenirs du passé. La carte mémoire est donc comme la chambre de l’inconscient aujourd’hui. Elle contient des souvenirs gravés quelque part, reste immergée en attendant le moment de se remettre au jour. L’image dessinée à la lumière, la photographie attend dans la salle noire avec tout ce qui est oublié, puis sort dans le monde lumineux avec tant d’histoires conçues dedans. 


                            photo- : φωτoς, photos : lumière, clarté : 빛, 밝음
                            -graphie : γραφειν, graphein : peindre, dessiner, écrire : 그리다, 기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