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2017

videojisun+artleejisun (2017.09 so far)

Photo credit : JiSun LEE / 2017.09.11 / Gyeyang
Me&Work - Art book 2017
Books videojisun (for videos) & artleejisun (for drawings & more) made by JiSun LEE, 2017.09
< videojisun > for complete video works until 2017.09 with screening views (210x148 mm, 112 pages, black cover)
< artleejisun > for various creations including drawing, photo, text & more until 2017.09 (148x210 mm, 112 pages, white cover)
English in general, with some French & Korean
Individual orders available by contact : artleejisun.com / art.jisunlee@gmail.com


올해에도 포트폴리오를 인쇄했다.
오랜만인줄 알았더니 졸업하던 2013년부터 거의 매년 이런 집약체를 만들어오고 있었다.
이번에는 비디오북인 videojisun (그동안의 모든 작업을 순서대로 다 담았다. 112 pages, black cover) + 비디오 이외의 잡다한 작업북인 artleejisun (드로잉, 사진, 글, 등등. 112 pages, white cover), 이렇게 쌍둥이이다.
뚝딱뚝딱 뿅하고 만들어 낸 것처럼 보여도 그렇지만은 않다.


물론 이번에도 시킨 사람은 없다.
만들겠다고 생각을 한 것, 공연 일정을 마치고도 컴퓨터를 이고 다닌 것, 딸랑거리는 잔고를 쏟은 것, 치고싶었던 기타를 잡지도 못한 것, 등등.
모두다 오빠 말대로 나의 습관적인 충동이 시킨 일들. 그리고 내말대로 그 충동들이 지금까지 이끌었다.

하드커버를 꿈꿨다. 깔끔하고 단단한 그 촉감. 하지만 너무 아직 하드커버는 단 한개밖에는 못만들만한 값이다.
학교 다닐때에는 구김이 잡혀도 직접 커버를 만들었었는데 이번엔 그럴 엄두를 못냈다.
시험인쇄용에 투명 커버를 붙이고 망한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그래도 결과물은 이쁘게 나왔다. 우히히.

짐+22개의 책자를 들고 돌아가는 길은 무겁긴 했다. 한국에 오면 짐들을 이고 다니는 일이 많은데 때때로는 좀 이상해 보이긴 하나보다. 왜 비싼돈 들여 10부 씩이나 만들었을까 하고도 주고 싶은 사람을 생각하면 더 못 찍어낸게 아쉽다.

이번에도 바코드는 없다. 그리고 이번에도 출판사 로고가 찍힐 자리에 그냥 내 이름만 찍혀있다.
비디오북 10권 (시험판 2권더) + 아트북 10권. 많은데 적은 양이다. 동시에 기적같은 양.
미리 생각해놓은 주인이 손에 하나 둘 꼽힌다. 마음이 가는대로 해야겠다. 하나는 파리, 하나는 퀘벡, 하나는 한국에서 만난 새로운 인연, 하나는 연말부터 시작할 그곳에. 그리고 프랑스와 한국에서 막 쓸 각각 비치용, 소장용, 등등. 손가락 다 차겠네.

지난 작업을 했을때 찍어놓은 사진자료들을 찾아보며 지난 작업들을 돌아봤다. 아주 잡다한데 그 와중에 반복되는 패턴이 있었다.
좋게 말하면 내 세계이자 스타일이고, 안좋게 말하면 거기서 거기인 수준일꺼다.
그래도 참 꾸준했다. 습관처럼 남겨놓은 자료들은 요즘 같아선 너무 고맙다. 이거 다 찾아서 사진찍으려면 아이구.

인쇄와 제본을 한 곳은 충무로 인쇄소 숲 속 한 구석.
예전에 협회 일로 동료를 따라 갔다가 아주 한국스러운 낯선 시스템을 겪어보고 새로운 곳들을 가보고 싶지 않았다.
물론 질이나 값을 생각했을때 굳이 다른곳과 비교하지 않아도 늘 적당해서 필요하면 이곳을 찾는다. 1년에 한번정도 소량의 주문을 하러 오다보니 아무개 손님정도이다.

누군가는 이름을 듣고 아는데 직원이 불친절하고 사람이 많을때 엉망이라고 했는데 나는 그런경험은 한번도 없었다.
이번에는 특히나 나를 담당하신 분이 툭툭 무심한듯 상당히 정성스럽게 마무리해주셨다.
그동안 집에서 뽑아 손으로 잘랐던 명함도 이번에 여기서 해야겠다.

맞다. 다른게 없다.
특히 프랑스에서 기술자들을 대하면서 아주 톡톡히 배운 것 한가지.
하나가 잘 해주면 다른 하나도 잘 해주는거다. 일이라면 더 그게 맞다.

이걸 만드느라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잠도 여전히 못잔다.
그런데 동시에 조금이나마 머릿속이 정리 되었다. 아직은 아주 조금만.
내가 여기에 담겼을까.
적어도 이게 또 내 안에 담겼다.

유사화효가행.